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마라새우/게와 외모지상주의 - 광저우의 맛(1)

광저우의 맛

by 외계인노동자 2019. 12. 27. 20:07

본문

마라게새우볶음(香辣蟹加虾) / 출처: lam_foodie

"마라 + 게새 = 니들이 이맛을 알어?!“

 

나는 마라탕(麻辣烫)보다는 마라샹궈(麻辣香锅)를 좋아한다. 난 물에 빠진 고기 따위 먹지 않지! 마라탕에는 밥을 말아먹기 좀 그렇지만 마라샹궈는 밥과 찰떡궁합! 중국에 밥도둑이 여기 있었네! 역시 한국인은 1일 1밥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밥심 만세!

 

이만큼 마라샹궈(麻辣香锅)를 좋아하는 나에게 외국인 친구들이 수업이 끝나고 마라게새우볶음을 먹자고 학교에서 좀 떨어진 번화가로 놀러 가자고 꼬셨다. 하지만 프로방구석러인 내가 쉽게 넘어갈 수 없지! 한걸음 한걸음에 내가 몇십 년간 축척해온 뱃살이 날아간다고! 어떻게 모은 뱃살인지 알어? 내.. 내가 어떻게 무슨 수를 써서도 뱃살이 안 빠져서 포기한 내 심정을!

 

오전 수업이 끝나고 내방으로 친구들이 나를 픽업하러 왔다. 막 방침대에 누웠던 나는 조금만 더 누워있고 싶어 外卖(배달음식)이 되지 않냐고 시간을 끌었지만 중국어가 그렇게 유창하지 않은 내 외국인 친구들은 화자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나를 가볍게 들어 밖으로 끌고 나갔다. 아~아! 나 선크림도 안 발랐다고 잠깐만! 미안해! 5분만!!!!!

 

게껍질 씹어드시는 홍현희님 / 출처: MBC

껍질채 먹는 새우
껍질은 안먹는 게

 

그렇게 끌려간 음식점에 들어가자마자 음식을 포함하여 휴지와 비닐장갑을 주문했다. 미리 말해두지만 중국은 한국과는 달리 휴지가 식당에 무료로 배치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작게 포장되어있는 휴지뭉치를 들고 다닌다. 이거 혹시 휴지를 아끼기 위한 국가적인 환경보호 전략인가?! 역시 중국이란... 대나내

 

게, 새우에 마라가 더해진 실패가 없는 음식이 나왔다. 먼저 새우를 집어 입안에 넣었다. 알싸한 마라의 맛이 혀끝을 스쳐 어금니에 닿으면 그때부터 새우의 식감이 터진다. 껍질째 요리를 했지만 껍질이 너무 얇아 바삭한 느낌과 함께 탱글 한 느낌이 기분 좋게 식도를 타고 넘어간다. 역시 새우는 껍질채 먹어야지! 키토산은 자고로 씹어야 맛이제잉!

 

와작! 홍현희님 처럼 게껍질은 씹어 먹을 수 없지만 여기까지 걸어온 칼로리를 보충하겠다는 일념으로 무자비하게 게를 씹어 먹었다. 그런데 게장을 먹을 때도 그렇지만 왜 게를 먹을 때 쓰는 비닐장갑은 쉽게 찢어지는지... 전 세계의 게요리집 사장님들은 테스트 같은 거 안 해보나? 비닐장갑 찢어지는 것은 만국 공통인 듯하다. 다음부터는 새우만 먹어야지... 귀찮아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우리를 쳐다본다. 외국인 4명이서 길을 지나가는 게 신기한가 보다. 한 중국인이 독일인 친구에게 다가가 어설픈 영어를 구사했지만 알아듣지 못하자 자연스럽게 나에게 자기 말을 번역해달라고 했다. 아...쏘리 아이캔트스피크 차이니즈;;

 

어....? 나한테는 중국어로 번역해달라고 말하지? 중국어는 재가 더 잘하는데? "야! 너 나 아냐? 나도 외국인이야!"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미 떠나고 난 뒤였다. 백인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ㅜ 인종차별 싫어요ㅠ 아니 얼굴 차별인가...?

 

tip. 마라게/새는 아마 껍질까지 양념이 베어있어 껍질을 드시면 마..맛이있을꺼예옇ㅎ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