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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면과 두부멘탈- 마카오의 맛(3)

마카오의 맛

by 외계인노동자 2019. 12.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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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면과 족발 / 출처: lam_foodie 인스타그램

"내가 두부를 왜 좋아하는지 알아? 내 맨탈과 같기 때문이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있으랴! 인생 처음으로 제대로 회사에서 일해보니 맨탈이 파사삭! 왠만한 나라에서 다 조금씩 살아봐서 외국생활에 대해 빠삭하다 생각했건만... 일은 어나더레벨 얍!얍!얍! 오늘 하루동안 내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이해도 못한채 퇴근카드를 찍는다. 그래도 이정도면 편하지 여기는 그래도 정시퇴근 시켜주니까! 그러나 정시퇴근하면 무엇하리... 퇴근해도 같이 놀 친구가 없는데ㅠㅠ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나를 보러 중국에서 건너온 중국인 친구와 호텔로비에서 만났다. 중국인 친구는 마카오에 처음왔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서울사람이 부산맛집을 모르는것과 같은 상황이다. 나는 澳觅(맛집 어플)을 켜고 마카오 시티즌 1주일차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 "내가 맛있는데 대리고가 줄께!" 그런데 친구야... 너무 기대는 하지말아줘...

 

중국식 두부볶음면 / 출처 : 360kuai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도 많고
세상에는 맛없는 현실도 있고

중국식 두부면은 보통 건두부를 면처럼 썰어 볶거나 데쳐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마카오의 두부면은 연두부를 면위에 올려준다. 여기서는 젓가락으로 집기 힘든 두부를 면으로 살포시 감싸 먹는다. 그런데 이렇게 먹으면... 그냥 담백하기만해... 그!래!서! 이 뭔가 빠진듯한 느낌적인 느낌의 맛을 채우기 위하여 족발을 추가로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차가운 족발에서 삐질삐질 흘러내리는 참기름, 꼬들꼬들한 면발, 몽글몽글 따뜻따뜻한 두부를 함께 싸서 삼합으로 먹게 되면 손흥민님이 드리블을 하듯 부드럽게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에서 한번 코에서 한번 귀뚜라미 보일러처럼 고소한 향이 두번치는 것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연말에는 인중에 참기름 한통 발라놔야겠어요!

 

하지만 현실의 두부는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 부스러진다. 내가 집을수록 작아지는 두부가 마치 어렸을때 대통령이 되야겠다는 큰꿈이 현실에 벽에 자꾸 부스러져 작아진 지금의 내모습을 보는듯 하다. 두부 너는 아느냐! 나도 한때는 큰꿈을 가졌단것을!

오늘도 이렇게 두부면을 집어먹으며 두부맨탈을 다잡는다.

 

tip. 소스를 더 달라고 해서 비벼드세요! 그리고 숟가락 달라고 하면 챙겨주니 숟가락 위에 잘 쌓아서 족발과 두부와 면의 삼합을 잘 드셔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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